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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즐거운 생활/되새김질_도서 리뷰 2001. 1. 1. 09:00[도서]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8:28)”
이는 성경에 있는 말씀으로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든 간에 이 두가지 모두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 살펴볼 책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자본주의로 인해 벌어지는 모든 현상-우리 인간에게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든-은 더나은 자본주의를 만들어 간다.
경기침체와 불황은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처럼 보인다. 오늘 책에서는 ‘야수 자본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정말 그러한 것일까? 경기침체와 불황은 자본주의의 어두움을 드러내는 것이란 말인가? 여기에 대한 대답은 이 경기침체와 불황을 어떻게 바라보는 가에 따라 달려있다.
실업문제 등으로 경기침체와 불황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실질적으로 해가 되기 때문에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경기침체와 불황과 같은 ‘붕괴’는 진화적 탐색 전략의 일부분으로서 새로운 붐을 낳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저자는 경기침체와 불황까지도 큰 그림을 두고 보았을 때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 보인다.
사실 자본주의는 나쁜 것도 착한 것도 아니다. 그저 자본주의 스스로가 나아가야 할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 과정 가운데 붐과 붕괴가 콘트라티예프 파동-경기침체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현상, 저자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파동은 신기술이 진부화 되면 경기침체가 온다고 본 콘트라티예프의 생각과는 달리, 용도변경의 진자와 인간의 감정이라는 요소가 경기침체를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처럼 보여질 뿐이다. 셀프 오거나이징, 자기조직화 현상처럼 ‘자본주의’는 처음 인간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서 스스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대침체-2007년경 미국에서 발생하여 전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초래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화 사태-는 우리의 자본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시켰다. 문제없이 제대로 잘 작동할 것처럼 보여졌던 자본주의가 사람들의 신뢰를 무너뜨리고서 삐그덕 거렸었던 것이다. 자본주의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며 여러 비판들이 쏟아졌다. 그런데 2011년 현재 세상이 무너질 것 같던 불황은 어디로 갔는가? 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불황의 어두운 그림자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이제 곧 새로운 붐이 불어올 것이다.
앞서 이야기 한 것이지만, 자본주의는 그것 자체로는 가치중립적인 것 같다. 자본주의는 단지 더 나은 것을 추구할 뿐이다. 그 과정 중에서 붕괴가 일어나고 책에 나오는 뉴기니의 빅맨 콘테스트와 같은 적자생존 경쟁-테스트-이 벌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시각, 자본주의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달려있는 것은 아닐까.
647페이지의 두꺼운 책, 아마 주석이 포함되었더라면 800페이지에 육박한 분량이 되었을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는 자본주의가 진화해가는 방향에 대해 탐색과 소화, 팽창과 통합이라는 개념을 통해 명쾌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또한 미처 말하지 못했지만 우리 인간이 기존의 경제학에서 가정하듯 합리적 인간이 아니라 오히려 감정적인 존재이며 앞으로의 자본주의에 있어서 ‘감정(감성) 또는 직관’이 중요해 질 것이라는 저자의 말은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끝으로 방대한 양이어서 읽는 것만으로도 벅찼던 책이었지만, 그 힘겨움과 어려움을 가시게 할 만큼 유익했다는 점을 밝히며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마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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