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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를 보며 깨달은 점 3가지즐거운 생활/자유롭게 글쓰기 2010. 12. 23. 17:05
문득 심부름을 하다 말고 담넘어의 공간을 바라보았다. 노오란 황금빛의 찬란함을 겸허히 드러내보이는 벼의 무리와 말없이 그저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갈대들을 본 것이다.
갈대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나는 이런 깨달음을 얻었다. 삶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 세 가지를 알게 된 것이었다.첫째로, 우리는 포용력을 가져야 한다.나는 먼저 이리저리 흔들리는 갈대의 뿌리를 생각했다. 그리고 갈대의 뿌리가 내리고 있는 흙과 땅, 그리고 그 커다란 대지를 상상해보았다. 모든 것을 품고 모든 것을 길러내는 대지, 여기서 나는 대지가 가진 포용력을 보았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가슴이 넓은 대지와도 같은 사람 말이다.두번째로, 우리는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갈대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거린다. 바람이 오른쪽에서 불어올 때에는 왼쪽으로, 왼쪽에서 불어올때는 오른쪽으로 이리저리 흔들린다. 흔들리는 갈대를 바라보며 나는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 힘이 없어서인 걸까.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갈대에게 바람을 이겨낼 힘이 있었다면 바람과 맞서 저항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바람에 꼿꼿하게 맞서려 했더라도 나는 그것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처럼 유유(愉愉)하게 흔들리는 갈대가 좋다. 바람과 조화를 이루려는 그 흔들림이 좋다. 강한 바람에는 거세게 흔들려주고, 약한 바람에는 사알짝 흔들려주는 그 모습이 내가 보기에 참 좋았다. 어떠한 바람이라도 거기에 어울려 우아한 몸짓을 보낼 수 있는 갈대야 말로 내가 배워야 할 모습아닌가. 조금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이를 수용하는 유연한 사람이 되도록 해야겠다.세번째로, 우리는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갈대는 저 높고 푸른 가을 하늘을 향해 그 잎과 줄기를 세워 뻗고 있다. 마치 갈대가 하늘을 우러러 보는 것만 같다. 하늘을 바라보며 어떤 생각을 할까. 나는 갈대에서 시선을 옮겨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찌나 높고 푸른지!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하늘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것이었다. 모두가 어디를 가더라도 하늘을 볼 수 있다. 땅과는 달리 하늘은 누군가의 소유가 아니며 그렇기에 그것이 주는 이로움을 누구나 마음껏 누릴 수가 있다. 이렇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공평함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모두에게 공평한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공평함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한 가치들이 우리 사회에서 잘 지켜지도록 보호해야 할 것이고... 따라서 나는 이러한 가치들이 무시되는 상황에 분개할 것이며, 의로운 마음을 지녀 이들 가치들이 잘 실천되도록 할 것이다. 정의롭게 살아가는 내가 되어야겠다.짧은 시간이었지만, 갈대를 바라본 시간이 참으로 유익했던 것 같다. 마음이 흡족하다. 이 깨달음을 흘러가는 시간들 속으로 그저 흘려버리지는 말아야지. 혼자 이렇게 다짐하며 남은 하루도 힘차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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