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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의미지향적이다.즐거운 생활/자유롭게 글쓰기 2010. 12. 22. 13:45
시력이 좋지 않은 나는 안경이 없으면 도저히 일상생활을 해나갈 자신이 없다.
안경은 세상을 밝혀주는 유용한 도구이다.(그것자체가 시력을저하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오랜만에 한적한 길을 걸으며 산책을 했다. 이럴 때엔 세상을 밝혀주는 이 유용한 도구를 벗어버리기도 한다. 탁트인 공간에서 먼 산을 바라보고, 곧게 나있는 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함이 사라지는 듯하다.
이렇게 길을 걷다가 문득 발견한 것인데, 안경을 벗고 산책을 할 때 나는 눈에 보이는 사물에 대해 크게 의식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길을 바라보고 먼 산을 바라볼 때엔 그것들에 대해 잘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간판을 바라보거나 글이 쓰여져 있는 것을 바라볼 때엔 그것이 무슨 '의미'인가를 알기위해 노력하곤 한다. 의식적으로 눈에 힘을 주어서 잘보려고 하는 것이다.
돌이켜 보니 내가 근무하는 곳, 내가 지내는 곳의 대부분은 '글'로 가득차있다. 특히 내가 즐겨보는 책에는 이러한 '글' 혹은 '활자'들로 넘쳐난다. '글'에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데, 그것들은 사람이 의도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노력을 해야지만이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무의식적이든 의식적이든 글을 보면 사람들은 잘 보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다.
글뿐만 아니라 '말'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소리와 말들이 섞여서 소음을 내는 곳이 아니라면 우리는 들리는 '말'에 의식하기 마련이다. (우리가 다른 행동에 몰입해 있지 않을 경우에는 더욱 확실하다.) 그러한 말에도 어떤 '의미'가 있기 때문이고 우리는 그것이 궁금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물론 의식해서 듣고 해석하려는 노력을 해야지만이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글의 경우와 동일하다.
사람은 의미지향적인 동물이 아닐까.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말과 글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또한 의식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는 의사소통지향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활자나 말에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고, 그러한 메시지를 상호간에 주고받는 행위야 말로 의사소통이기에.
사람은 의사소통지향적 혹은 의미지향적인 동물이지만, 때로는 그러한 의미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의사소통을 하려 하든 의미를 해석을 하려 하든 우리는 자신의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붓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산책을 한다든가 운동을 하는 것들은 우리 자신에게 정신적 쉼을 허락할 수 있을 것이다.'즐거운 생활 > 자유롭게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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